겨울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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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바람은 제법 매섭다. 바람이 조금이라도 세차게 부는 날에는 뼛속까지 시린 바람이 파고드는 것만 같다. 그 바람을 피해 발걸음을 바삐 움직이는 그 때 저 멀리서 하얀 연기가 어른거리는 듯 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보자 작은 포장마차가 있다. 사람들은 연신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무언가를 먹고 있다. 겨울의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런 풍경은 대구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먹는 겨울 길거리 음식은 뭔가 더 특별하다.



 겨울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는 뭐니뭐니 해도 어묵이다. 단순히 어묵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무와 각종 재료가 들어가 푹 고아진 어묵국물까지 함께 먹으면 겨울의 추위가 어느새 가시고 없다. 그런데 대구에는 평범한 물어묵이 아닌 양념어묵이 있다. 대구역 근처의 교동시장 골목으로 들어가면 골목양가의 분식집 앞에 놓여진 어묵통 안에 붉은 양념국물 담겨진 동그랗고 긴 어묵들이 눈에 띈다. 각종 채소에 버무러진 고춧가루와 비법 양념장이 얼큰한 국물을 만들어 몸을 한층 더 뜨겁게 만들어 준다. 이 곳의 어묵은 미리 나무꼬지에 끼워져 있지도 않다. 어묵을 먹기 직전에 집게로 어묵을 집어 나무꼬지에 꽂아준다. 단지 매운 양념이 더 첨가된 것뿐인데 그냥 물어묵보다 훨씬 맛있다. 좀 더 다양한 어묵을 맛보고 싶다면 교동시장의 건너편 동성로에 있는 ‘대백양념오뎅’으로 가보자. 예전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작은 포장마차로 시작한 어묵가게가 백화점 동쪽 주차장 입구 옆에 커다란 가게로 이전했다. 문을 여는 그 순간부터 닫을 때까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 곳에서는 넓적한 사각 오뎅을 끼운 꼬지와 둥근 어묵뿐만 아니라 잡채어묵, 떡어묵, 치즈어묵 등 다양한 어묵을 맛 볼 수 있다. 하지만 가게 이름에도 나와 있듯이 이 곳만의 양념어묵이 당연 대세이다. 생긴 것은 교동의 양념어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다른 양념장을 쓰는 만큼 국물 맛이 다르다.



 왠지 양념어묵으로만 부족하다 싶으면 서문시장으로 가서 더 특별한 양념어묵을 먹자. 서문시장 주차장 건물 뒤쪽 편의 ‘장여사 나뭇잎 손만두’ 포장마차에는 콩나물과 함께 먹는 양념어묵이 있다. 콩나물은 머리를 떼고 줄기만 사용하여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양념오뎅 위에 얹고 그 위에 다시 한 번 더 특제양념을 얹어 매콤하게 즐길 수 있다. 어묵이 맵다 싶으면 나뭇잎 모양의 통통한 손만두로 입안에 붙은 불을 끌 수 있다.



 어묵이 담긴 판 위의 피어 오르는 김 외에도 겨울임을 알려주는 김이 또 있다. 자주 들르는 편의점에 어느 날 찜통이 나온다면 우리는 알 수 있다. 겨울의 또 다른 먹거리인 찐빵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전만 해도 하얀 빵 안에 달콤한 팥앙금만이 가득한 찐빵 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다양한 찐빵속 덕분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든든한 먹거리가 되었다. 대구의 특별한 찐빵은 ‘원조가창옛날찐방손만두’ 찐빵이다. 보들보들한 빵과 그 안에 가득 찬 팥앙금의 적절한 단 맛이 좋은 조화를 이룬다. 유사한 상표가 난립하고 있지만 원조의 본래 맛을 보려면 가창새마을금고 바로 옆 왼쪽에 있는 가게로 가면 된다. 가창의 스파밸리나 허브힐즈로 놀러 가는 길에 들러서 간식거리를 준비하기에 딱 좋다.


    

 이번 겨울, 대구에서 다양한 겨울 음식으로 겨울 추위를 잊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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